황야방 皇惹房

~15일의 기록~

17







교방고(敎坊鼓)의 거친 울음이 하늘 저 끝까지 닿도록 둥, 둥 울려 퍼진다. 수 십 만 대군이 걸어오는 듯 자박, 자박 걸음을 옮기는 북소리와 함께 용상(龍狀)이 세공 된 가마가 이제 막 민헌문(民獻門)을 통과하던 중이었다. 청명한 하늘은 구김살 하나 없다.


금빛 황룡 자수가 촘촘히 박힌 붉은 휘장이 널리, 널리 흐른다. 그 아래로 중국의 국기를 들고 환호하는 백성들의 함성은 터질 듯 하다. 감색의 곤룡포에는 동, 서, 남, 북을 아우르는 사방신이 새겨져 있어 새로이 등극한 태양의 위(位)를 수호한다. 제 눈앞에서 흔들리는 면류금관은 책임만큼 막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어 그럴수록 더욱 고개를 뻣뻣이 든다.


대쟁(大箏)이 황제가 황성문(皇聖門)에 드는 것을 알리면 또 한 차례 함성과 함께 비파와 운라(雲鑼)가 각기 줄과, 10개의 징을 가지고 자글자글 속도를 높인다. 허나 황상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 제국의 태양이다. 오롯 홀로 존엄하신 국본의 위세가 등등하다. 짙은 눈썹과 이목구비, 사방에서 터지는 카메라에 눈이 아프지도 않은 지 그는 눈을 깜박이는 것조차 잊은 듯 하다.


그러나 아니다. 그는 그저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어째서, 어째서 나를 떠나야 해.’
‘…가야 할 곳이 있어 머무르지 못합니다. 훗날 3년, 아니 4년쯤 흐르게 되면 그때, 그때에 제가 찾아뵙겠습니다.’
‘수야.’
‘저는…. 매장소입니다.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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